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 수잔 시마드
-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 북스 출판
- 2025년판 (2021)

영화 「아바타」 영혼의 나무에 영감을 준
진균 네트워크의 발견자가 제안하는 공존의 삶과 과학
최근 산림청에서 추진하는 숲 가꾸기 사업이 화제다. 최근 몇 년간 지방 국도를 다니다 보면 대량 벌채된 숲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기후 위기와 탄소 제로의 세계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산림의 탄소 흡수율을 높이고자 오래된 숲을 교체하고 새로운 숲을 조성하며 임도를 확대 정비하는 산림청의 숲 가꾸기 사업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이 정책이 오히려 산불과 산사태를 야기하고 삼림의 생물 다양성을 훼손하며 탄소 흡수율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국회는 물론 학계, 시민 단체 등 다양한 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숙림(老熟林)은 환경 생태적 가치뿐만 아니라 식물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랜 세계관을 송두리째 뒤흔들 연구를 수행해 과학계는 물론이고, 문화, 사상 측면에서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위대한 여성 삼림 과학자의 책이 ㈜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수잔 시마드(Suzanne Simard, 1960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삼림 생태학 교수의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Finding the Mother Tree: Discovering the Wisdom of the Forest)』가 바로 그 책이다.
수잔 시마드는 나무와 나무, 나무 개체와 숲 전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오래된 숲에는 존재하며, 이 네트워크를 통해 나무들은 탄소나 질소 같은 영양 물질에서부터, 신경 전달 물질까지 전달한다는 것을 오랜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가 우리가 숲에서 나무 밑동에 기댈 때마다 발견하고 옷 버린다며 털어 버리는 이끼나 곰팡이 같은 진균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인간이 월드 와이드 웹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듯이 나무들은 뿌리와 진균 등의 균사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탄소를 주고받으며 서로 속삭인다. 여기서 오래된 나무들은 가장 큰 소통 허브가 되고, 작은 나무들은 노드를 구성하며 숲 전체의 성장과 재생을 관리한다. 이것을 이 책에서는 “우드 와이드 웹(The Wood-Wide-Web)”이라고 부른다. 이 표현은 1997년 삼림 생명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는 나무의 연결성과 소통에 관한 저자의 연구 논문을 실으며 《네이처》가 사용한 표현이기도 하다. 인류가 1989년 월드 와이드 웹을 만들기 수억 년 전부터 나무들은 자신들만의 WWW(우드 와이드 웹)을 만들어 운영해 왔던 것이다.
칼 세이건의 부인이자 베스트셀러 과학책인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의 저자로도 유명한 과학 저술가 앤 드루얀은 수잔 시마드 등의 연구를 소개하며 “우리 행성의 또 다른 지적 생명체”이자 “자연의 숨겨진 ‘커넥톰’”을 발견한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인류가 발원한 숲에 또 다른 지능과 사회성이 숨어 있었던 셈이다.
수잔 시마드의 연구는 또 다른 지적 생명체를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저자의 연구에 따르면 나이 든 나무들을 보존할수록 숲 바닥의 취약성이 지켜질 뿐만 아니라 지상과 지하의 탄소 저장고도 보호된다. 나무의 자연적 재생이 촉진되고 묘목이 서리 피해를 덜 입으며 화재 위험도 감소한다. 숲 전체의 생물량을 고려해도 어린 나무보다 오래된 나무로 이루어진 생태계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더 많다는 것이다. 현재 숲 가꾸기 사업을 진행하며 수령 30년 전후의 나무를 무차별적으로 벌목하고 있는 대한민국 산림청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 그리고 수잔 시마드는 이렇게 숲의 수호자 역할을 하는 나무를 “어머니 나무”라고 부르며 자기 연구의 중심축이자 삼림 환경 생태 보호의 거점으로 삼고자 하는 ‘어머니 나무 프로젝트(The Mother Tree Project, )’를 현재 수행 중에 있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인간이 나무를 살릴 수 있는가에 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나무가 어떻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책이다.-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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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가 너무 길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 중 결론의 전부이다.
결론은 명확하다.
'숲에는 어머니 나무가 있고, 어머니 나무는 자신의 친족나무 뿐아니라 다른 나무들에게도 영양과 생명을 전달한다.'는 것
이 전달은 땅속 뿌리를 잇는 '균근균' 에 의해 이루어지며, '숲은 소통하며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어쩌면 아주 단순한 진실을 '경쟁'위주의 사고를 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협동'의 개념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다.
무차별적으로 채벌을 하는 산림청에 반대하여 숲을 살리는 노력과
수십년간의 연구과 노력 끝에 이 결론을 얻기까지 연구과정이 수록되어 있다.
'나무가 어떻게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가'에 대한 이 책의 대답이
지구 온난화로 힘들어하고
더욱 악화되어가는 지구의 수난을 염려하고 대책을 세우려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다.
" 어머니 나무가 주변 나무와 맥고 있는 관계는 심지어 할리우드까지 진출해서 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나무의 주요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이 영화가 일으킨 커다란 반향은 어머니, 아버지, 자녀, 내 가족과 다른 이들의 가족, 그리고 나무와 동물과 자연의 모든 생명체들과 하나로 연결되는 것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중요한지를 돌이켜보게 했다." (p.483)
영화가 가진 파급력은 책보다 더 대단하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영화의 장면이 더욱 잘 이해가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