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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친구삼아

페스트

by 비아(非我) 2021. 8. 2.

- 알베르 까뮈 장편소설

- 변광배 옮김

- 더스토리 출판

- 2020년판

 

 

<책소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
사회 부조리에 대한 묘사와 인간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걸작

《페스트》는 《이방인》 《시지프 신화》 등으로 널리 알려진,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이다. 《페스트》는 ‘페스트’의 창궐로 위기에 빠진 오랑시의 시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삶의 방식에 대한 연대기다. 이 작품에서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페스트’는 분명 질병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집필한 배경을 고려하면 ‘페스트’는 질병과 동시에 전쟁, 나치즘 등을 상징한다. 리외가 지적하는 것처럼 ‘페스트’는 언제라도 돌아올 수 있는 것이라면, ‘페스트’가 갖는 상징적 의미는 이와 같은 병리적, 사회·역사적 의미다. 늘 크고 작은 질병과 맞서 싸우고 저항해온 인류의 삶은 카뮈의 문학에 그대로 담겨 있다. 그렇기에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는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로 손꼽힌다.

인간의 내부를 갉아먹는 이른바 우리 내부의 ‘악마적’ 요소들 역시 ‘페스트’에 속한다. 중요한 것은 결국 각종 페스트에 걸리지 않는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 그런 페스트에 걸렸을 때 남에게 옮기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런 페스트에 걸렸을 때 그것을 치유하기 위해 각자의 직분을 다해 성실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더스토리에서 새롭게 출간한 1947년 초판본 표지디자인 《페스트》는 알베르 카뮈의 시선으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2020년의 인간들에게 질책과 응원을 던지고 있다. 인간을 파멸시키는 부정, 위악, 부조리를 상징하는 질병 ‘페스트’에 좌절하지 않고 맞서는 인물들에게서 우리는 진정성과 ‘긍정’이라는 치료법을 발견하게 된다. 

 

-----------(교보 책소개에서)-------------------------------------------------------------

 

- 페스트 초판 본이 초 호와 스카이브 금장을 하고 출판되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받아보곤 깜짝 놀랐다 ^^)

- 코로나 19의 상황이 너무도 오래 가면서, 까뮈의 소설 속의 상황처럼 되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들이 이 소설을 다시 읽게 만든 것 같다.

어쩜 이리도 상황에 대한 묘사가 적절하며, 정확하고, 그 상황 속의 사람들의 심리변화들에 대한 묘사가 적확한지! 감탄을 하며 읽게 된다. 역시 노벨상을 받은 작가의 대단함에 다시 한번 놀라게 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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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우리 시민들 역시 세상 사람들처럼 자기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휴머니스트들이라는 말이다. 재앙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으니까, 재앙이란 인간의 척도로 잴 수 없는 것이니까, 그저 마음속 악령(비현실적인 것)이나 곧 사라질 악몽 정도로 취급한다. 하지만 재앙이 항상 그냥 사라지는 건 아니고, 오히려 반복되는 악몽 속에서 사라지는 건 바로 사람들인데, 특히나 그 선두가 휴머니스트들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남들보다 더 잘못한게 아니다. 그저 겸손함을 잊고, 자기들은 여전히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재양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고 전제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계속헤서 사업을 하고, 여행을 준비하고, 협상을 했다. 이 모든 미래가 사라지는, 여행이고 협상이고 모조리 앗아가는 페스트 같은 것은 어떻게 떠올릴 수 있었겠는가? 그들은 자신들이 자유로운 줄 알았지만, 재앙이 있는 한 그 느구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pp.52-53)

 

그렇다. 페스트, 그것은 마치 추상처럼, 단조로웠다. 아마도 변한 것은 딱 하나, 바로 리외 자신이었다.(중략) 자신의 마음을 서서히 채워가는 막막한 무관심을 느꼈다.(p.117)

 

교구 내의 종부성사를 집전하고 임종하는 사람의 마지막 숨소리를 들어 온 신부라면, 아무리 촌마을 신부더라도 나처럼 생각할 겁니다. 고통의 장점을 증명하기 전에, 그 고통을 보살피겠죠” (p.160/ 고통 속에서 교훈을 얻으라는 파늘루 신부의 설교를 듣고, 타루가 리외에게 한 말 중에서.)

어쩌면 신의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자기가 침묵하고 앉아 있는 하늘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자기를 믿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죽음과 싸우는 걸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 ” (p.163/리외가 타루에게 한 말 중에서)

 

이 세계에 존재하는 악은 항상 무지에서 생긴다. 아무리 의도가 선했어도 무지하면 악의만큼이나 큰 피해를 입힐 수 잇다. 대체로 사람은 악하다기보다는 선한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이해와 몰이해가 미덕과 악덕을 가르는 것이다. 가장 절망적인 악덕은,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착각하며 자신에게 살해할 권리까지 인정하는 무지다. 살인자의 영혼은 이처럼 맹목적이다. 극도로 명민한 통찰력이 없이는 참된 선의도 진짜 사랑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p.167)

 

페스트가 몇 몇 사람의 의무가 되자, 페스트의 실체가 드러났다. 바로, 모두의 문제라는 것이다. (중략) ‘2+2=4’라고 용기 내서 말했다고 사형당한 사람이 역사에서는 계속 있어 왔다. (...) 그래서 중요한 건, 이런 수학적 논리에 따른 보상이나 벌을 아는 게 아니다. ‘2+2’가 과연 ‘4’인지를 아는 것이다. 그 당시 목숨을 걸었던 우리 시민들의 문제는, 자신들이 페스트 한복판에 있는 건지 아닌지, 페스트와 싸울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pp.168-169)

 

사실 재앙만큼 볼거리 없이 밋밋한 것도 없다. 너무 오래 끌기 때문에 큰 불행도 단조롭게 만들어 버린다. 페스트라는 끔찍한 재앙을 겪은 사람들에게, 이날들은 화려하고 잔인하며 거대한 화염이 아니라, 오히려 그 여정 위에 놓인 모든 것을 뭉개 버리는 한없는 제자리걸음으로 기억되었다.(p.227)

 

놀라운 변화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제까지는 한사코 자신들의 고통을 집단적인 불행에서 떼어 냈는데, 이제는 그 병합을 받아들인 것이다. 기억도 희망도 없이 그들은 오직 그 순간만을 살았다. ‘지금, 여기가 전부였다. 페스트가 우리에게서 사랑의 힘은 물론이고 우정의 힘까지도 앗아갔음은 부정할 수 없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사랑을 미래를 그리려 하는데 우리에게는 현재의 파편들밖에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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